카와고에(川越) 걷기
위 글을 보고 뽐뿌받아 나갔다. 아, 출발하기 전이라면 아래 링크도 꼭 살펴보자.
위 PDF 링크는 한국어로 된 가와고에 지도다.
여느 때와 같이 이케부쿠로에서 출발
여행이라기 보다는 훌쩍 떠나는 느낌. 아침에 넘 날씨가 좋아서 불현듯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햇살 좋은 베란다에 이불을 널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아침은 세키항(팥밥) 한 그릇에 간장 참기름 계란 슥슥 비벼서 먹고. 오랫만에 카메라와 블루투스 이어셋을 챙겨(너무 아재같은 디자인이라… 이틀 후에 얼른 뱅엔올룹슨 무선이어셋을 사야지) 나왔다. 부리나케 이동 준비를 했다.
이케부쿠로에서 도부 도조선(급행)을 타면 500엔 안으로 30~40분 만에 가와고에까지 도착한다. 야후 재팬의 해당 노선 링크
JR 야마노테가 아닌 전차를 탈 때는 매번 너무 긴장된다. 역에 가도 제 방향으로 가는지 헷갈리고, 막상 전차에 올라타도 —방면이란 말이 너무 어색하다. 여기서도 신린코엔이라는 말이 森林公園(急行) 이렇게 나오니 쉬운 한자라도 당황하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쨌든 무사히 전차를 타고 도쿄를 벗어났다.
일단 가와고에 역에 도착. 연말 점보 복권(年末ジャンボ宝くじ) 구매! 3000엔으로 10장이다. 가와고에 구경과는 상관이 없지만, 연말 점보 복권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평소 들어온 터라 나도 모르게 지갑을 꺼내 ‘연속된 번호’로 된 복권을 사고 있었다. 왠지 이득을 본 느낌. CREA MALL(クレアモール). 상점가가 아주 길게 이어져 있다. 이 길로 쭉 따라가면 된다. 구글 트립(Google Trip)이라는 앱에서 Kawagoe를 검색해서 나온 항목 대로, 큰 욕심 없이 3~4군데 정도 둘러보기로 했다.
한적하고 정취가 묻어나는 거리. 교토를 아직 못가본 나에게 이곳은 에도 시대의 느낌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거리였다.
히카와 신사(氷川神社). Google Trip 앱에서 알려주는 대로,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조금 구체적인 행선지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쯤, 히카와 신사가 눈에 띄었다.
인연 맺기가 특징인 이곳을 얼른 지나, 미술관으로 향했다.
시립 미술관/박물관. 때마침 미술관에서는 판화 쪽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고, 박물관은 가와고에 시에 대한 유적이나 역사, 유명인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일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굳이 촬영까지 하고픈 마음은 없어서 가방 속에 카메라를 꼬옥 숨겨 두었다.
돌아오는 길. 전시를 보고 나오니 해가 뉘엇뉘엇… 얼른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와고에 역까지 가는 도중, 상점가에서 완탕면을 한 그릇 비우고 이케부쿠로 역으로 돌아왔다. 급행을 탔더니 세 정거장 만에 돌아오는 게 가능했다. 미술관과 박물관까지 딱 마무리하고 정리해서 다행이다. 해가 저무는 시간이 짧았다. 노을은 언제나 감동을 준다. 카메라를 또 꺼내게 하는 가을 하늘. 다음에는 좀 더 편한 복장으로, 운동화를 꼭 신고 오기로 마음먹었다.
여행 끝. 지난 달부터 줄곧 도쿄 안에서만 있다가 이렇게 다른 현으로 넘어가니 좀 더 공기도 맑고, 한산하고, 여유로웠다. 이번 주 주말이나 다음 주에는 또 다른 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더 추워지기 전에 움직여야지. 재미있었다. 미술관도 자주 가야겠다.